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세상에 사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의 핵심 메시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각종 정신병이 단지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처럼 묘사하는 부분은 부적절하다. 왜냐하면 정신분열증 같은 병은 생물학적인 원인에 의한 병이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난 나 자신이 사랑이 부족해서 정신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이 책처럼 사랑이 부족해서 정신병에 걸린다는 논리는 정신장애인 차별을 정당화하는 부적절한 논리다. 내가 특별히 남보다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난 정신분열증에 걸리기 전부터 남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이었다. 일상 생활에서도 봉사를 실천했고, 사회적경제, 윤리적소비 활동까지 했다. 남들보다 나서서 이타적인 행동을 많이 하고 사랑을 주는데도 조현병에 걸려서 장애인이 되었다.


물론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정신병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조현병은 그런 질병이 아니다. 실제로 조현병은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나도 애를 안 가지려는 거다. 내가 애를 낳았다가 조현병이 유전이라도 되면, 정신장애인 차별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에서 내 자식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으리라는 것 정도는 잘 안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자식에게 장애를 물려줬다는 것 때문에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이런 책은 단지 사랑만 있으면 정신병이 다 나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당연히 부적절한 생각이다. 물론 난 정신장애와 관련없이 남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사랑을 베풀 생각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선행을 베풀고 사랑을 베푼다고 조현병이 나으리라는 기대를 하진 않는다. 사실 단지 사랑한다고 조현병이 낫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다.


내가 선행을 베풀고 사랑을 베풀고, 사회적경제를 지지하고 윤리적소비를 실천하는 등을 하는 이유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내가 더 잘 살기 위해서지, 내 정신병이 낫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부적절한 소지가 있다. 사랑이 중요한 건 맞지만, 이 책은 사랑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한 듯 해서 그저그런 수준의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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