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관점에서 이런 책은 최악의 책에 가깝다.


나도 노트를 쓰고 다이어리도 쓴다. 하지만 내가 노트를 쓰고 다이어리를 쓰는 이유는 공부를 더 효율적으로 해서 공무원공부에 합격하거나 회사에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지, 이 책처럼 허무맹랑하게 꾸미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런 책들은 대개 화려하고 컬러풀하고 정교하고 예쁘게 꾸미는 게 창의력과 연결되서 성공과 연결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창의력은 단순히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결과로 말도안되는 업무성과를 내고 떼돈을 버는 게 진짜 창의력이다.


물론 이 책의 사례들 중 많은 이들은 노트를 예쁘게 꾸미고 추억을 쌓고, 이를 위해 비싸고 가성비가 떨어지는 문구류를 구매해서 사용한 게 성공에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시각적인 효과가 중요한 디자인 관련 분야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나 미술과 전혀 관련없는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 책처럼 실천한다고 업무성과가 좋아지고 돈을 더 잘벌게 되고 성공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 책처럼 따라하는 것은 돈과 시간을 고려했을 때 아주 비효율적인 낭비 그 자체다. 김생민이 이 책처럼 실천하는 의뢰인을 봤어도 스튜핏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난 과거의 아날로그 노트나 다이어리, 심지어는 옛날에 여행가서 찍었던 사진들까지도 공무원공부에 도움되는 것들 아니면 거의 다 버려버린다. 그런 걸 추억팔이랍시고 쌓아놔서 집의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내 집값의 일부를 아무 쓸모없는 공간을 마련하느라 쓰는 것이다.


내가 아날로그 다이어리를 쓰는 이유는 아날로그 방식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지, 아날로그 방식으로 추억팔이하고 과거의 일을 기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물론 과거의 일을 기록하는 것은 시간관리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과 같은 방식은 진짜 오바다. 난 과거의 일 중 나에게 진짜 도움될만한 기록만 남기고 다 버려버린다. 특히 이 책의 이야기대로 몰스킨이나 트래블러스 노트 같은 비싼 필기류, 비싼 만년필을 사는 건 나같이 평균보다 훨씬 돈 못버는 장애인에게는 낭비 그 자체다.


창의력이 예쁘게 꾸미는 것과는 전혀 관련없다는 이야기는 잘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다. 창의력이 단지 예쁜 디자인일 뿐이라면 시각장애인은 절대 창의적일 수 없고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성공한, 위대한 일을 해낸 시각장애인의 예는 드물지만 종종 있다. 심지어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도 시각장애인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예쁘게 꾸미는 것에만 치중한 나머지, 노트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 지 구체적인 전략과 합리적인 근거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하나같이 시간소모가 커서 실용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방법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실용적인 관점에서 완전 말도 안되는 허무맹랑한 책이다. 당연히 중고서점 등에 처분 1순위인데, 이렇게 내용이 안좋은 걸 다른사람들도 알게 되면 제값을 못받고 팔까봐 이렇게 리뷰해서 공개하는 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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