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관점에서 그다지 좋은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배움, 열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스티브잡스가 아니라 북한의 김정은이 <Stay Hungry, Stay Foolish!> 라고 말했다면 이 말의 의미는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나의 지금 상황을 점검하고 그에 맞게 현실적으로 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다. 사실 나같은 장애인이 웬만큼 배우고 열정을 가진다고 해도 밥벌어먹고 살기 어렵다. 나는 회사에서 열심히 노력했고 내 사회적인 가치까지 버리면서 회사에 올인했는데도 과도한 근로로 장애가 재발하고 임금체불을 당했다.


나같은 장애인이 그나마 먹고살려면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남들이 다 하지 않으려는 나만의 길을 좆으면 안된다. 내가 그렇게 실천했다가 먹고살지 못할 지경에 놓여서 원치않는 공무원공부를 하게 된 케이스다. 그나마 이것도 가족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그렇지 못했다면 공무원공부는 커녕 십중팔구 돈없어서 조현병 약을 먹지 못했을 것이고, 시설에 갇혀살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사실 나같은 조현병 환자가 남들 눈치 안보고 내가 하고싶은 일 하려면 뭘 해야 할까? 약을 안먹으면 된다. 조현병 양성증상을 가진 사람은 대체로 행복하다. 왜냐하면 도파민 과다는 환청과 환시를 일으키고 현실감각을 떨어뜨리지만, 사람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같은 정신병 환자가 내가 행복하자고 약을 안먹는 건 옳은 일일까? 나는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은 결국 남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하고싶은 일을 좆아서 살라는 말은 일반인에게는 매력적으로 들릴 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같은 정신장애인에게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나같은 사람이 하고싶은 일을 좆아서 남들 눈치 안보고 사는 것은 사회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당신이 별다른 장애나 어려움이 없다면 이 책을 읽고 이 책의 내용을 받아들여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같이 심각한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은 이 책의 조언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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