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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다.


원래부터 이런 문제가 존재했는데, 샤이니 종현의 죽음으로 더 부각되었을 뿐이다.


요즘 연예계의 경쟁 일변도의 분위기에 숨막히고, 특히 대중들에게 만천하에 노출된 아이돌들은 힘들어도 힘들다는 내색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단적인 노력을 강요받는다는 것...




그런데 사실 이런 문제는 아이돌가수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일반 직장인들도 다 겪는 문제인데, 아이돌들이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어 있다 보니 그게 좀 더 부각되어 보일 뿐이다.


상당수의 일반 직장인들도 극단적인 노력을 강요받고 극단적인 잣대로 평가받는다. 난 야근, 주말근무, 밤샘근무를 밥먹듯이 하는 회사 때문에 조현병이 재발할 조짐을 보여서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일반 직장인들도 극단적인 노력의 잣대로 평가받고 정말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자기 분야가 아닌 분야까지 회사에서 시키는 건 전부 다 잘하는 만능박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회사에서 안 짤리고 일하려면 자기가 진짜 생각하는 바를 마음놓고 드러낼 수 없다. 회사들 중에는 대놓고 사회악적인 일을 강요하는 악덕기업들 천지고, 그런 회사에 불만이 있어도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해야하는 회사원들 천지다.


멀쩡한 사람 장애인으로 만들고 장애 있는 사람 장애를 악화시킬 정도로 지나치게 노력을 강요하고, 그 댓가로 직원이 정말 일을 못 하게 되었을 때 피해보상은 커녕 임금과 퇴직금을 떼가는 회사들은 벌받아야 한다. 사실 난 사회적인 관점에서 노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 노력만으로 성공하는 사회에서는 건강상의 문제로 노력에 제한이 걸리는 장애인이 가장 큰 피해자다.




그래서 이런 문제는 사실 아이돌가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다. 하지만 아이돌은 연예인이고 TV에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직업이다 보니, 아이돌과 그들이 출현하는 방송사의 분위기가 바뀐다면 일반 직장인들이 겪는 사회적으로 부당한 부분들도 바뀌지 않을까.


그 변화가 시작되려면 일단 방송사들이 우후죽순으로 내놓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중단해야 한다.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71221174745723


사실 하루 1~2시간 남짓한 프로그램으로 여러명의 연습생들이 충분한 노력을 했는 지 검증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고작 5명이 출현하는 SS501의 엠픽만 해도 SS501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데, 훨씬 더 많은 연습생이 출현하는 프로듀스101 같은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에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억지로 노력을 강조하기 위해 악의적인 편집을 한다는 것이다. 굳이 허찬미의 예까지 갈 것도 없이 수많은 연습생들이 실력이 부족하고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중도탈락한다. 그런데 그 연습생들이 정말 노력했는지 제대로 평가한 것은 맞으며, 방송에서 그런 부분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가? 라고 말한다면 난 동의할 수 없다.


아이돌도 가수다. 가수를 지망하는 연습생들을 노래와 무대가 아닌 다른 것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다. 노래와 무대가 아닌 다른 에피소드들을 넣어서 억지 스토리를 만들고, 억지로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그 과정에서 인격모독까지 하면서 극단적으로 노력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기분나쁘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가십거리가 될만한 연습생들의 사생활까지 가감없이 노출된다. 여러모로 사회적인 이유에서 존재할 가치가 없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난 프로듀스101을 포함한 모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지 않았고, 투표도 일절 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과 관련해서 하는 게 한가지 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나온 노래는 듣고 무대는 본다. 나에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연습생들은 음악과 무대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음악인일 뿐이다. 다만 그들도 음악인인데 아이돌가수로 정식 데뷔를 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허영생이 이제와서 아이돌 오디션에 출현할 리는 없지만, 최소한 본인의 사생활을 노출하는 성격의 방송 프로그램에는 되도록 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알고있는 허영생은 노래를 좋아하고 무대를 좋아해서 아이돌가수가 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고, 노래와 무대와는 별 관련없는 사생활을 노출시켜서 본인 커리어에 득될 거 없다고 본다.


물론 그런 프로그램에 허영생이 출현한다면 허영생 본인을 탓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스케줄을 잡는 것은 기획사의 몫이고,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면 난 기획사 욕을 하겠지...




지나치게 사생활을 들춰내면서 노력을 강요하는 우리나라의 사회문제가 바뀌기는 어렵다. 하지만 당장 실천 가능한 것부터 바꾸면 어떨까. 당장 실천 가능한 것 중에 가장 효과가 큰 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는 것이다. 방송사들도 생각이 있으니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다. 그게 시청률이 되고 돈이 되니까.


그러니까 당장 오늘부터 당신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지 마라. 라고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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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히힝 2017.12.22 2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안타깝습니다ㅜㅜ
    그 많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혼자서 너무나 외롭고 숨막혔다는게 너무 슬프네요. 진짜 오디션 프로그램 없어지면 좋겠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생각이 정말 깊으시네요

    • 책덕후 화영 2017.12.23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허영생도 한때 우울해했던 모습을 많이 보였던지라(특히 성대결절 걸려서 목수술 했을때 전후로...) 사실 남일같지 않습니다. 샤이니 종현씨가 최애였던 분이라면 정말 힘드실 것 같습니다. 잘 지내시죠? 우리 모두 힘냅시다.

  2. 김하늘 2017.12.23 1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영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제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아무리 힘들어도.. 부모님께서 주신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 끝까지지켰어야 했는데..
    이 세상에서 폭죽처럼
    짧고 화려하게 살다간,
    샤이니 멤버 고 김종현 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이 사건을 바라보시는 화영 선생님의 사려 깊은 혜안에 깊이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 책덕후 화영 2017.12.23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샤이니 종현씨의 팬분에게는 어떻게 말해도 위로가 안될 것 같습니다. 좋아하고 동경하는 가수가 자살을 해버렸는데 어떻게 위로가 될까요... 다만 종현씨가 고통받은 부분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겪는 문제고,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런 사례가 더이상 나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회문제를 고치기 위한 노력은 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종현씨에게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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