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사례가 실제 사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을 치유하고 치료해 준 부분은 꽤 현실적이지만, 학교 선생님들과 주인공 간의 삼각관계(? 엄밀히 말하면 4각관계라고 봐야...)가 비현실적이다. 만약 자서전이나 에세이 정도 됐다면, 삼각관계 관련 이야기는 이렇게 치밀하고 자세하게 나올 리가 없다.


사실 지금 이 책을 바라보는 시선은 혼란스럽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 책의 몇몇 이야기는 음악 엘리트주의를 옹호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그냥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해석하기 나름이긴 하다. 이 책 자체에서 음악 엘리트주의를 옹호하는 직접적인 발언은 없다.) 실제로 이 책의 많은 사례들은 클래식과 관련이 있고, 클래식 신동, 클래식 분야 종사자들과 관련된 사례들이 절반 이상이다.


나는 지나친 음악 엘리트주의에는 반대했지만, 음악 엘리트주의 자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음악을 즐길 능력이 안되고 취향은 커녕 음정 구분조차 안되는 진짜 장애 심한 사람에게 음악은 취향 문제라면서 니네 마음대로 해라 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답글로는 이 정도 사람에게 필요한 건 음악적인 구분이지, 등급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음악 엘리트주의는 아무 쓸모 없다는 이야기가 그 답글러의 결론이었다.


그런데 그 결론을 그냥 아무 필터링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옳은 일인가? 음악에 등급이 없다는 것은 맞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적으로 문제시되는 사이버마약(책 <소리로 읽는 세상> 에 언급되어 있다. 사실 이건 음악이라기 보단 소리공학적인 트릭에 가깝다. 특정 주파수를 가진 소리로 인간의 뇌를 자극해서 환각효과를 일으키는 음악이다.) 같은 음악도 단지 취향 문제라면서 아무 조치도 안 취하는 건 옳은 일인가? 음악에 등급이 없다면 취향을 넘어서서 사회문제가 되는 음악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그래서인지 예전에 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KABS의 유명 강사이자 대표인 분도 <클래식이 정신건강에 좋으니까 많이 들어라> <저급한 음악은 듣지 말아라. 건강 뿐 아니라 인간의 지능도 낮춘다.> 라는 말을 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음악의 종류가 인간의 지능에까지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일까? 한 번은 그곳에 허영생의 앨범(Let it go가 타이틀인 앨범이었다)을 들고갔다가 놀림받았다. 하긴... 그런 사람 밑에서 오랫동안 배웠으니까 내가 음악 엘리트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내가 진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의 핵심을 보여준다. 정말 정신장애인이고 임금체불 당해서 생계문제로 어쩔 수 없이 공무원공부하게 된 지금 상황에서 음악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해도 되는 일인가? 나같은 사람에게는 음악을 즐기는 것 자체가 사치 아닌가? 음악보단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만 신경쓰는 게 먼저 아닌가? 라는 생각...


먹고사는 문제가 음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예전보다 음악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예전에 내가 음악에 대한 글을 쓴 걸 보면, 특히 허영생과 관련된 글을 쓴 걸 보면 내가 봐도 나같지 않다. 음악에 대한 긍정적이고 좋은 글들만 써 놔서...


그 이유 때문에 예전보다 음악을 안 듣는다. 오히려 직장인일 때가 음악을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나마 있던 음악 스트리밍 정기권도 원래 쓰던 건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좀 더 저렴한 걸로 갈아탔고, 그마저도 나보단 내 동생이 더 많이 쓴다.


솔직히 말하면 음악을 듣는 시간이 아깝다. 나 자신에게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다. 오히려 그 시간에 공무원공부를 더 해야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다른 것(집안일 등)을 하면서라도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전자책으로 공무원교재 내용을 듣는 경우가 많다.


내 상황은 진짜 구제불능인거 같다. 어떡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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