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이다. 예술경영과 예술행정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는 전문서이고, 이 책의 일부 내용은 전문적인 경영, 마케팅 이론을 알아야 이해 가능한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실제로 이 책은 대학교 전공 주교재로도 채택하는 학교가 있을 정도다.


그런 어려움에도 이 책을 본 건 정말 잘 한 것 같다. 예술의 본질적인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하게 해 줬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돌인 허영생을 좋아하는걸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블로그로 알고지내던 내 학교 후배는 사회적인 관점에서 허영생을 좋아하는 걸 비판했다. 그런 예술성 떨어지는 아이돌들이 사람들의 인기를 얻기 때문에 그 아이돌들은 돈을 많이 벌어서 타락하게 된다고... 허영생도 연예계 언론과 TV매체의 왜곡된 미의 기준에 의해 선택된 연예인일 뿐이고 음악 본연의 예술성과 그의 인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가 그의 블로그 내용을 통해 하고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예술에서 사회적인 걸 따지게 되면 결국 예술로 돈버는 행위 자체를 부정해야 한다. 음악 본연의 예술성을 강조하는 건 예술 엘리트주의에 불과하다. 특히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음악가들이 돈을 많이 버는 구조로 연예계가 재편된다고 해도 그 최고의 음악가들이 방탕한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누구든지 욕심을 가지게 되고, 그 돈을 부적절하게 쓰고 싶은 유혹은 아이돌과 뮤지션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소수의 음악가들이 돈을 많이 버는 구조 자체를 부정하면, 그야말로 예술 공산주의적인 발상이고 사회적으로 부적절하다.


특히 예술이란 분야는 사회적인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분야다. 진짜 사회적인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진다면 예술에 들어가는 돈을 가지고 차라리 못 먹고 굶주리는 가장 빈곤한 사람들을 먹여살리는 데 쓰는 게 낫다. 사람은 먹을 게 없으면 굶어죽지만 예술이 없다고 굶어죽지는 않는다. 이 부분은 이 책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는 부분이다. 예술은 가장 비싼 잉여생산물이라고...




의사가 실력이 떨어지면 환자는 죽을수도 있다. 웹사이트 제작자가 실력이 떨어지면 그 웹사이트를 받아서 운영하는 회사의 온라인을 통한 돈벌이에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예술 분야에서 실력이 떨어진다고 사람의 건강이나 돈벌이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예술은 단지 즐거움의 문제고 그 즐거움을 느끼는 정도는 예술성이나 실력과 정비례하지 않는다. 그래서 예술에서 최고의 예술성을 따지는 건 예술 엘리트주의에 불과하다고 한 것이다.


의학, 과학, 기술 등의 분야에서 엘리트주의는 나 자신과 사회 전체의 이득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예술 엘리트주의는 오히려 사회에 악영향을 준다. (물론 어느정도는 필요하다. ***처럼 음치 수준이면 문제가 심각하다.) 대중들이 예술을 즐기는 데 오히려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 예술 분야는 예술활동을 통해서 사람을 감동시키면 그만인 장르다. 그래서 예술 분야는 개성도 실력으로 친다.




사실 따지고 보면 허영생보다 노래 잘부르는 사람은 많다. 아이돌이 기준이라면 허영생은 노래를 잘 하는 편에 속하지만 실력파, 뮤지션까지 기준에 포함한다면 허영생보다 노래 잘부르는 가수들은 꽤 있다. 그렇다고 허영생이 외모가 특출나서 가장 잘생긴 연예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당장 대중들 사이에서는 SS501에서 제일 못생겼다는 이야기 나오는 멤버였고 진짜 잘생긴 배우들까지 기준에 넣는다면 더더욱 외모가 가장 뛰어나다고 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허영생을 좋아하는 이유는 난 음악을 고르는 기준이 실력이 아닌 개성이기 때문이다. 물론 허영생이 가장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뮤지션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만이 가진 스타일을 좋아하고 취향이 맞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결론은 "예술 분야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취향의 문제고 다른 것을 틀렸다고 말하지 말자." 이다. 내가 싫어하는 예술가를 다른 사람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을 비판할 자격은 없다. 물론 그 예술가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면 비판하는게 맞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비판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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