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책 <오늘 하루만 더 긍정> 의 연재 리뷰다.







2017 상반기 지방직 용인시 면접중에 이런 질문이 있었다.


"장애인에게 특별히 대해주고 봐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은 내가 장애인전형으로 지원한다는 걸 미리 알고 하는 질문이었다. 사실 여기에는 꽤 복잡한 생각이 있지만, 남에게 이야기할 때에는 보통 이런 맥락으로 이야기한다.


"장애인이라고 특별히 대우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제가 전 회사에 분노하는 이유는 장애 없는 사람에게도 해서는 안되는 위법하고 사회악적인 일을 장애인에게 했기 때문입니다. 전 회사와 있었던 일은 단순히 장애인 차별이라서 분노하는 게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어썸리얼독서모임에서 이미 정리해서 한 얘기였다. 면접장에서는 대개 별도로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질문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하고 가야 한다. 따라서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지만, 이전에 했던 대로 이미 준비된 질문을 한 것일 뿐이었던 거다.


하지만 사실 이런 나의 이야기는 진심이 아니다. 나는 실제로는 장애인에게 특별대우가 어느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몇몇 장애는 일을 좀 더디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노력 자체를 제한하고 할 수 없는 일을 만든다. 나같은 조현병이 대표적인 예이다. 조현병이 있다면 밤샘근무가 많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직종에 있더라도 실제로 밤샘근무를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잠을 안잘 정도로 지나치게 노력하는 게 조현병 재발의 유력한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썸리얼독서모임에서 저런 맥락의 이야기를 꺼냈던 이유는 그날 어썸리얼독서모임 참가자가 대체적으로 장애인에게 비우호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질문을 먼저 했을 때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혜택을 줄일 필요가 있다. 장애인들은 사회에 요구하는 게 너무 많고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




이런 어썸리얼독서모임 참가자가 무례하고 장애인차별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던지 상황과 사람을 봐 가면서 해야 한다. 그런데 면접장에서 굳이 그렇게 이야기했어야 할까?


일반적인 공무원들은 장애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도 어썸리얼독서모임에 참가했던 당시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할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럴 확률은 높지 않다. 공무원은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고 업무적으로 복지 관련 일을 접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직자들은 현장에서 장애인을 자주 대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생각을 일반적인 비장애인보다 더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당시 어썸리얼독서모임 참가자와 같은 생각을 할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또한 나같은 경우에는 장애전형으로 공무원에 지원했기 때문에 장애인전형의 혜택을 보면서도 장애인을 특별대우해주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언행불일치다.




하지만 공직자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장애인에게 복지 관련 업무를 하면서 도와주는 것과 장애인 공직자를 같이 일할 업무 파트너로 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업무 파트너라면 장애가 있더라도 자기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공익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유능하고 일을 잘 하는 공직자가 사회에 이로운 일을 더 많이 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지만, 내가 장애인이더라도 유능한 공직자가 될 수 있다는 자질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 두가지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답을 만들어내는 건 쉽지 않다.




이 책의 이야기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를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 실제 면접과 비슷한 상황에서 간결하게 정리해서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앞으로 장애와 관련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은 책을 읽는 게 필요할 것이다.




+) 사회적으로 이로운 내용이 담긴 좋은 책의 인터넷 리뷰가 거의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라도 이 책 언급 많이 해줘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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