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날 저녁에 발표가 있었는데 뒤늦게 알리게 되었다.


이번 공무원 지방직에서 불합격했다...........


면접까지 치고 불합격한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필기시험에 맞는 공부를 하지 않아서


필기부터 다시 쳐야 하는데, 그래서 공부를 다시 해야 할 판이다.




하지만 이번 공무원 지방직에서 면접까지 갔다가 불합격한 건 결과으로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공시생은 면접까지 가지도 못한다.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공부하고 준비해야 공무원이 될 수 있는지 감이 잡혔다.


단순히 필기시험을 합격했다는 것만이 아니라, 면접에서 나오는 내용으로도 앞으로는 공무원에 대해서 이런 부분을 생각해야 겠구나, 이런 관점을 가져야 겠구나 라는 교훈을 얻었다.




공무원공부를 하기 전에 위법한 근로조건에서 위법한 업무까지 강요당하면서 임금체불까지 당해서 회사를 나왔다.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그런 회사에서는 절대로 일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고, 정신장애인인 현실상 이직을 하더라도 그 회사와 비슷한 회사에 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서 공무원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공무원공부를 하면서 전 회사를 향한 분노감으로 공부를 했던 것 같다. 공부가 잘 안될 때, 전 회사를 생각하면서 공부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면접을 쳐 보니 그런 공부방향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실제로 추가면접 이전의 1차 면접에서 미흡으로 평가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주요 요인은 전 회사를 향한 분노심에 사로잡혔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처음 자기소개에서 전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그 이후로 면접관들이 그 부분과 장애 관련 부분을 직접적으로 파고들어 물어봤기 때문이었다.




전 회사에서는 각종 위법한 일을 당하면서 최저임금 정도밖에 못 벌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경제적 자립이 안될 지경이었다. 부모님의 지원이 없었다면 공무원공부를 시작하지도 못 하고 알바자리를 전전하거나 그조차도 안되면 돈없어서 약을 못먹어 장애가 재발하고 시설에 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이 내가 전 회사에 근무했을 때처럼 경제적인 자립이 안될 지경에 내몰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좀 더 희망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상황판단형 문제(공직에서 ~~한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와 같은 질문유형)를 준비하며 면접준비를 했었어야 되었다.




면접을 본 것 자체가 행운이었고, 2번의 면접(추가면접 포함)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었다.


앞으로는 제대로된 방향으로만 공부하면 필기시험에 좀 더 쉽게 붙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고, 면접도 2번연속으로 떨어지진 않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한 나 빼고 모든 장애유형이 있는 용인시 지원자들이 모두 합격한 건 더 기뻤다.


그 사람들은 나보다 더 한 차별, 특히 일자리에서 나보다 더 한 차별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나보다 더 일을 잘 해주길, 진짜 업무능력을 갖춰서 사회에 기여해주길 바란다.




면접 끝나고 보고서 작성 요령이 담긴 책을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일반행정이 주로 겪을만한 사무직 관련 일도 진짜 특출나게 잘하는 건 어렵구나. 내가 이런 일을 정말 잘 하기에는 아직 갖춰진 인재가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


전 회사 입사를 준비했던 것처럼 이젠 정말 경력같은 신입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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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던이 2017.09.04 2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하셨습니다..그래도 면접 경험이 있으시니 내년엔 거의 확정이실거같아요 내년엔 꼭 합격하셔서 좋아하는 코딩도 계속 하시면 좋겠어요

    화영님의 블로그가 저한테는 그 어떤 블로그보다 인상깊었고 공감되었고..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험을 명료한 언어로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여러가지로 많이 깨닫고 갑니다.

    • 책덕후 화영 2017.09.05 1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과 다른 방향으로 노력하고 싶었고, 블로그로 제가 하는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에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공무원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쓸만한 거리가 좀 떨어져서 앞으로는 매일매일 글을 올릴 수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공무원공부는 그만두지 말아야죠 ^^

  2. 여름햇살 2017.09.07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번에 합격하길 기도했었는데 아쉽네요. 그래도 워낙 야무지셔서 다음번에는 붙으실것 같아요. 낙담하지 않고 이렇게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시는 태도가 참 좋습니다. 본받아야겠어요. 오늘도 수고하세요 :-)

  3. 인터넷떠돌이 2017.09.13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전 합격하기를 기원했는데, 떨어지셨다니........
    근데, 그 정도로 전에 있던 회사에 대한 분노가 큰데, 그걸 어떻게 공부로 승화시키셨네요.
    전 그러지 못하고 약간의 폭력을 교수에게 썼지만요.

    • 책덕후 화영 2017.09.13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상황에서는 공무원공부 해서 합격하는거 아니면 자립해서 먹고사는게 안되니까요... 다른회사 들어가봤자 저런 악덕회사밖에 못들어갈 상황이잖아요. 그렇다고 계속 임금체불 당하면서 일할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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