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이와 비슷한 성격의 설문조사 문항이 있는 다른 책 리뷰('어려운 건 모르겠고, 돈 버는 법을 알려주세요' 리뷰) 에서는 대답과 조언을 분석한 고찰 부분을 통째로 부분부분으로 잘라서 그 조언에 대한 대답과 고찰이 같이 보이게끔 포스팅을 정리했었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시간차를 두고 대답을 먼저 하고 고찰을 나중에 정리하기로 했다. 어떤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는 두 방법을 모두 사용해보고 나서 결정해 보자.




* 책의 조언에 대한 고찰


1. 수업의 성격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적어도 수업에서 필기를 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필기는 화자가 말하는 내용을 더 잘 기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심지어 나는 업무에서도 상사의 지시를 받을 때 항상 메모지를 들고다니면서 필기를 했다. 직장생활도 필기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데 공부하는 사람이 벌써부터 필기를 안하면 진짜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필기를 전혀 하지 않고도 상사가 지시하는 내용을 모조리 다 기억하는 별종도 있다. 책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의 주인공이 그런 사람이다. 앞에서 소개한 책은 소설이 아니라 실화를 기록한 의학 전문서적이다. 그러니 당연히 사실 그대로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런 사람은 아주 극소수다. 실제로 이 사례는 심각한 정신장애 때문에 내용을 모조리 기억하는 사람의 사례이다. 그러니까 일반인은 따라할래도 따라할 수 없는 사례인 것이다. 사실 기억력 세계 선수권 대회에 나갈 정도의 별종이 아닌 이상 이런 경우는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결정적으로 정말 기억력이 아주 뛰어나다면 이 능력을 활용해서 이미 직장에서 높은 자리를 꿰차고 있을 것이고 뭔가를 배우면서 필기를 해야 하는 위치를 이미 넘어섰을 것이다. 그래서 남의 수업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기억력이 아주 뛰어난 별종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 따라서 수업에서 필기는 기본이다.


2. A4 크기의 필기는 의외로 장점이 많다. 가장 큰 장점은 학원 등에서 나눠주는 각종 프린트물과 사이즈가 똑같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프린트물을 삽입해서 끼워 넣으면서 필기를 병행하기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린트물을 삽입해서 끼워넣기에 공책이라는 포맷은 적당하지 못하다. 이런 용도로 쓴다면 차라리 A4 이면지에 필기를 하고 나중에 그 내용을 프린트물과 함께 스테플러로 찝어서 모으는 편이 낫다. 실제로 오프라인 공무원공부를 하면서도 이 방법을 애용했다.


그래서 애초에 '공책' 이라는 도구를 쓰려면 A4 규격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밖에서 공부하려면 휴대성 문제도 있다. A4 사이즈의 공책은 확실히 들고다니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3. 필기 내용을 다시 옮겨쓰는 것은 진짜 비효율적이고 비능률적인 공부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옮겨쓰는 데 시간이 생각보다 아주 많이 걸린다. 실제로 해 보면 알 것이다. 깔끔하게 옮겨쓰는 게 아니라 대충대충 옮겨쓰려고 해도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는 것을...


무엇보다 필기를 깔끔하게 한다고 그 내용이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필기는 암기의 적이기 때문이다. 암기를 제대로 하려면 눈으로 최대한 자주 많이 봐야 하는데, 손으로 적는 행위는 그 것을 오히려 방해한다. 그래서 필기하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눈으로 익히고 그 내용을 암기하는 편이 더 빠르고 효율적인 공부라고 생각한다.


4. 이 책에서 의도한 것은 생각하면서 내가 느낀 바를 가공해서 필기해야 내 것이 된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수업을 들으면 내 주관을 갖고 생각할 만한 시간이 없다. 그냥 내용을 따라가기도 벅찬데 내 주관을 갖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중요한 내용을 놓치기 십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놓친 내용이 군데군데 생기게 되면 나중에 복습이 더 어려워진다. 요즘에야 인강이 많아져서 나아졌지만 인강이 없던 옛날에는 더더욱 필기를 최대한 많이 해 놓지 않으면 복습이 어려웠다.


사실 필기하면서 놓친 내용을 인강으로 다시 듣는다고 다짐하고 필요한 내용만을 취사선택해서 한번 더 생각하고 걸러서 필기하면 나중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왜냐하면 복습을 위해 인강을 다시 들어서 부족한 내용을 채우는 것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5. 난 속기로 필기 한다. 사실 평소에 쓰는 글씨체도 속기에 가깝게 날려쓴다.


물론 이렇게 쓰면 논술 주관식 시험 등에 불리하고, 많은 선생들이 이런 방법을 싫어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필기 자체가 암기의 적이기 때문에 필기는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다시 복습하면서 암기할 수 있도록 최소한 수업 내용을 충실히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6. 이거랑 다시 옮겨 쓰는 것의 공부능률 면에서 차이가 뭔가? 이 책에서 다시 옮겨쓰는 것은 권장하지 않으면서 수업 후 노트를 다시 보면서 수정하는 것은 권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인강으로 강의를 다시 반복하는 정도가 아닌 이상 내 주관대로 내용을 수정하면 틀린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인강으로 강의를 다시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용을 수정하면 또 시간이 꽤 오래 걸리고... 여러모로 딜레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특별한 요청이 있지 않은 이상 수업 후 노트를 다시 보면서 수정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 해당 책의 이전 리뷰


1.

http://blog.koyeseul.net/1425


2.

http://blog.koyeseul.net/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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