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선거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추첨민주주의를 하자고 주장하는 책이다. 사실 이 책처럼 구체적인 실천방법은 없어도 선거민주주의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나보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우리 어머님마저도 선거민주주의 자체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이니... 그래서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요약해서 어머님께 한번 얘기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 동의하셨다.


다만 선진국에서도 추첨민주주의의 실제적인 사례는 전무하기 때문에 진짜로 이걸 실천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정치권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당황할 것이다. 추첨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아무런 실천방한 없이 내심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이 책의 전반적인 이야기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국회의원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국회의원은 제대로된 도덕성과 큰 그림만 가지고 있으면 되고,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주위 실무자들만 자기 분야에서 제대로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 정치는 제대로 돌아간다. 사실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거의 모든 분야에 통달해야 한다. 정치가 다루고 있는 분야가 굉장히 폭넓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지금의 국회의원들도 다방면에 걸쳐 전문성을 갖춘 경우는 거의 없으며, 전문적으로 세분화된 현대 사회에서 다방면에 걸쳐 팔방미인인 천재는 굳이 정치권이 아닌 사회 전체에서도 거의 없다. 그래서 정치인은 정치 분야 전문가라서 정치인이 반드시 정치해야 한다는 공식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본인이 다방면에서 특출난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특히 추첨민주주의로 정치권의 부정부패 문제를 근본적으로 혁파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이다. 추첨으로 국회의원을 뽑으면 누가 정치인이 될 지 예측불가이기 때문에 애초에 '너 정치인 되면 나한테, 우리 기업한테 이거 해줘' 라고 부탁할 수가 없다. 오히려 누구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많은 사람에게 잘해주는 선한 사람과 선한 기업이 사랑받게 되는데, 이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올바른 방향이다.


사실 현대의 선거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왕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어서 왕의 전문성과 다방면에 걸친 천재성이 중요했던 왕권정치의 잔재라고 보는 편이 맞다고 본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에 동의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급진적인 생각이라고 여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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