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필받아서 용인도서관 이벤트(100만 시민 독서마라톤 대회)에 길게 이 블로그에 올리는 수준의 리뷰를 했다. 이 이벤트는 100자 이상만 쓰면 책을 읽은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짧게 서평을 남겨도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처음으로 해당 이벤트 리뷰에 800자 이상을 남겼다.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이 내용을 일단 공개하겠다.


책제목 : 디스럽션 (사물인터넷 비즈니스의 모든 것)

작성자 : 고*슬

작성일 : 2017.05.17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아닌 다른 책을 리뷰한다. 이런 책을 리뷰할 수 있게 한 용인도서관에 감사의 말씀을... 사실 편의성 때문에 평소에도 전자책을 더 많이 읽는데 전자책으로 빌리거나 구매한 책을 리뷰할 수 있어서 좋다.


이 책은 미래에 모든 것이 스마트화되는 사회를 상업적으로, 그리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서술하였다. 하지만 이 책의 객관적인 내용만 보더라도 지금보다 더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될 수도 있다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일례로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이 된다면 부모가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자녀가 정말 부모의 의도대로 공부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공부하는 척 하면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감시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런 사회가 자녀의 입장에서 과연 행복할까?


웨어러블 기기 문제도 마찬가지다. 진짜 건강을 챙겨주는 웨어러블 기기가 필요한 사람은 만성질환자인데, 대부분 고령에 전자기기에 익숙하지 못한 게 장벽이라고 이 책에서 설명한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이 범주에는 예외그룹도 꽤 있는 편이다. 대표적인 게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이다. 조현병은 심각한 정신질환이지만 꽤 흔한 병이고 꾸준히 약을 먹으면 증상을 완화시켜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한데, 대부분 10~20대에 처음 발병한다. 그런데 이런 그룹에게도 함정이 있다. 조현병 같은 심각한 병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가난해서 돈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각종 취업시장 등에서 조현병 환자를 많이 차별하기 때문에, 임금체불 등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이 많다. 과연 대부분이 최저임금도 못버는 이런 조현병 환자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해서 스마트한 질병관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스마트 기술의 대부분은 이런 딜레마를 안고 있다. 현재 기술로써 최신 스마트 기술이 진짜 필요한 사람은 심각하게 아픈사람인데, 이런 사람들 대부분은 돈이 없다. 이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미래의 스마트시장의 큰 변수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조금 불편한 것만으로는 비싼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싼 물건인데도 정말 구매하는 사람들은 진짜 심각한 병이 있어서 그게 없으면 사회생활이 안되거나 죽을 위기에 처하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정말 스마트기기가 대중화되고 가격이 많이 싸지려면, 그 전에 일단 소수 그룹들이 꾸준히 써 줘야 그 분야가 성장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 서술된 수준의 스마트 시장이 아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볼 때,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 기기 관련 기업들의 진짜 과제가 될 것이다.




추가적인 리뷰로 대회 리뷰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대회 리뷰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책의 다른 부분들을 이야기하겠다.


이 책의 마케팅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프라이버시 스왑' 이다. 내가 좀 더 돈을 아끼고 편리해지기 위해 기업에 필수적이지도 않은 자신의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스왑을 중단하는 고객들도 생기는데, 이 책에서는 그 이유를 '믿고 맏겼던 그 기업에서 나에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거나 부실하게 제공해서' 라고 말한다.


내가 내 또래의 사람들이 많이 하는 페이스북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사실 이 개념 때문이다. SNS는 특성상 남들이 많이 하는 플랫폼을 하는 게 유리한 게 보통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실제로 이용해본 결과, 대부분이 신변잡기식 사생활 정보에 그쳤고 업무적으로, 그리고 먹고사는데 진짜 도움되는 정보는 별로 없었다. 물론 컴퓨터 게임 같은건 재미로 하지만, 내가 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활동은 재미로 하지 않으며 SNS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나처럼 그 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데도 정보를 파기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이유는 그 절차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고 귀찮아서다. 2-3년 이상 된 옛날 정보를 가진 기업이 제대로 스마트하게 고객관리를 할 수 있을까? 내 관점에서는 글쎄다.


이 책의 이야기대로라면 나중에는 인공지능이 고객에게 자동으로 가격을 흥정하며, 특히 구매할 것인지 말것인지를 결정하는 사람의 감정까지도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읽어낸다는 부분은 무섭게 다가왔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가격만을 보고 물건을 구매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아직 많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를 제대로 간파해서 가격흥정은 고사하고 광고를 제대로 보여주는 기업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이 같은 성능의 저렴한 기기가 있는데도 더 비싼 브랜드 기기를 구매하려고 생각하고 브랜드를 따지는 이유도 신뢰할 수 있는 물건을 쓰고 싶어서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업의 제품은 안 쓰고 안 사는 게 원칙이다. 만약 정말 그 분야가 독점시장이라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을 때에는 적어도 사회적으로 최악의 선택만은 피하려고 한다. 네이버의 사회악적인 부분이 싫어서 해커스 공무원에서 공무원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게 그 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심리를 인공지능이 아직 완전히 간파한 것 같지 않다. 구글이 보여주는 광고정보를 보면 기본적으로는 내가 어떤 주제에 관심있는지를 아는 것 같다. 구글 애드센스는 내가 이미 관심있는 분야만 광고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사회공헌에 관심있는 건 간파했는데, 어설픈 사회공헌은 안하는 것만 못하며 비즈니스적으로 의미있고 전략적으로 사회공헌을 해야한다는 내 생각을 제대로 간파하지는 못한 것 같다. 왜냐하면 나에게 보여주는 구글 애드센스의 정보는 대체적으로 사회적경제보단 단순기부이기 때문이다.


책 '디스럽션' 에 소개된 사물인터넷, 스마트기기의 세계는 꽤 현실적이다. 대부분의 뜬구름잡는 미래 예측 관련 서적보다 더 가까운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정도 스마트 세상을 구현하는 데에도 많은 장벽이 예상된다는게 내 관점이다. 이벤트 서평에서 언급한 금전적인 문제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심리적인 부분도 큰 과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