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의 고전으로 여겨지는 아주 유명한 책입니다. 물론 이 책들 말고도 다른 책들이 더 있으며, 5~6권이 시리즈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3권밖에 소장하지 않아서 3권만을 읽게 되었는데 (또 다른 책 하나는 '카네기 스피치 & 커뮤니케이션') 다른 책 1권은 따로 리뷰하겠습니다.


카네기가 유명한 이유는 자기계발이라는 개념을 본인의 강연에 처음 도입한, 선구자격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의 관점으로 봤을 땐 오류가 많은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심각한 부분은 정신장애인을 향한 편견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각종 정신병이 심리적인 요인, 즉 걱정만으로 생긴다고 간주하는데, 비과학적일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부적절합니다. 조현병(정신분열증) 같은 심각한 병도 실제로는 심리적인 요인이 아닌 신체적인 요인으로 생긴다는 것이 이미 밝혀진 병이고, 실제로 병원에서 이런 병을 치료하려면 약을 쓰지 심리치료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심리치료도 병행하면 더 효과적인 건 사실이지만, 조현병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많은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지, 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서 치료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의 이런 부분은 모든 정신병을 마음먹기에 따라 극복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데, 이런 인식은 조현병 같은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사실 완치는 거의 안되지만 약을 먹으면 사회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까지는 만들수 있음)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조현병 환자지만 조현병이 한창 발병해서 환청과 환시가 들렸을 때 제 감정은 오히려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조현병에 걸린 환자가 현실적인 걱정을 안한다고 조현병이 낫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조현병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환자 개인의 행복보다는 주위 사람들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조현병에 걸리면 환자 개인은 행복하지만 다른사람을 불행하게 하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심지어 정신분열증이 현실세계에서 충족되지 않는 자기 중요감을 얻기 위해 걸린다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는데, 비과학적일 뿐 아니라 비장애인들의 편견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도 부적절합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이타심을 강조하는데, 그 정도가 좀 지나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것을 많이 주장하면 취업하기 어려운 세상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자기 주장을 너무 안하고 이타심만을 가진 사람을 착취하려는 악덕 기업주들도 많습니다. 저같이 임금체불 당하는 사람은 더이상 생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항상 바쁘게 살 것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몸을 항상 놀려야 한다고 말하는데, 사회적 약자에게는 정말 부적절한 조언입니다. 일례로 조현병 환자에겐 야근과 밤샘근무 등 과도한 근로가 조현병 재발의 유력한 원인입니다. 실제로 저도 회사에서 약 1달간 야근 주말근무 매일마다 하고 밤샘근무까지 하다보니 약을 꾸준히 먹었는데도 조현병이 재발할 조짐을 보여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퇴사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일로 쉴 틈이 없으면 건강해진다는 이 책의 조언은 최소한 장애 있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입니다. 나라에서 근로시간을 제한하고 각종 복지를 하는 이유는 가정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장애인같은 사회적 약자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약자가 지나치게 착취당해서 굶어죽을 지경에 놓이고 각종 생계형 범죄를 일으키거나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책이 자기계발 강사들 사이에서, 기업 CEO들 사이에서 불멸의 고전처럼 여겨지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은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이 책의 관점으로 대한다면, 사회적 약자가 더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책 '1만권 독서법' 리뷰에서 언급했던 '교묘하게 사회악적인 책' 의 좋은 예입니다. 역사적인 의의가 있는 책이긴 하지만, 현대의 관점에서 봤을 땐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책이라고 보여지며,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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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름햇살 2017.06.27 16: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책이 자기계발서의 고전이라길래 읽어봤는데... 옛날책이라 그런지 별로 와닿지 않더라구요

    • 책덕후 화영 2017.06.27 2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전 와닿지 않는다 라기보단...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책이라고 봅니다. 저 시대에는 조현병 환자들이 얼마나 더 차별받고 힘들어했을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당대 초특급 베스트셀러에서까지 대놓고 차별하는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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