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티스토리 블로그 이전에 네이버 블로그 serblog.kr(화영의 사회적경제 리뷰 블로그) 운영자였습니다.


이 블로그를 그만둔 이유는 저품질 문제, 프로그래밍적인 부분에서의 한계(특히 네이버 블로그가 장애인 접근성 관련 기능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문제) 등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제 자신이 경제적 자립을 못하는 상황에서 남의 경제적 자립을 이야기한다는 죄책감...


저는 자선, 기부, 봉사활동 등 남을 돕는 일에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교 초반부터 이런 활동을 했었는데, 봉사활동을 하고 나니 기분이 뿌듯한 게 아니라 오히려 거기서 문제점을 발견했고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수혜자의 자립을 막고 오히려 의존적이 된다는 문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다 보니, 취약계층에게 자선보다는 자립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고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에는 역시 일자리가 필요하겠다 라고 생각하여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첫 출발이었습니다.


근데 그 생각을 가지게 된 건 정신분열증으로 인해 정신장애인이 되기 전이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정말 제 자신이 정신분열증에 걸리고, 정신장애인이 된 상태에서 돈을 벌어보니, 내가 열심히 일한다고 경제적인 자립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구나, 한계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신장애로 인한 2년간의 공백, 그리고 사회적경제 블로그로 새출발을 하겠다며 전업블로거로 나섰던 2년간의 공백 때문에 남들보다 늦게 사회생활에 뛰어들게 되었고 직업을 얻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기술만 있다면 그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전문기술자로 취업하기 위해 일부러 장애등록도 하지 않고 학원에서 홈페이지 만드는 기술을 배운 다음 취업시장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남들보다 긴 공백으로 나이가 많았고, 홈페이지 만드는 기술자로써는 사실상 신입에 29세의 나이... 하루에 이력서 10군데를 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서 진짜 어렵게 취업했는데 문제는 그 회사가 이상한 회사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월급 135만원에 4대보험 안되고 근로계약서 없고 야근, 주말근무, 밤샘근무에 대한 추가수당이 일절 없는 회사...


게다가 그 회사는 저에게 프로그래밍 뿐만이 아니라 블로그 SNS 마케팅을 포함한 각종 온라인 마케팅, 쇼핑몰 상품 업로드 등등 여러가지 일을 시키는 회사였고 게다가 그 회사에서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일하는 사람은 저 혼자뿐이어서 어떻게 보나 자기계발이 쉽지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각종 온라인 마케팅에 들어가는 부수적인 비용의 상당부분을 제가 버는 돈을 써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러니 실질적인 임금은 최저임금 이하였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완전한 경제적인 자립은 쉽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한달 100만원 정도 예산으로 월세, 밥값 등 다 낸다고 생각해봐요. 당연히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고객을 속이는 등 사회악적인 일까지 시키는 회사였고 그런 구질구질한 일을 하면서까지 돈을 벌어야하나 라는 생각에 회사에 자부심을 느끼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단 하나의 희망이라면 이런 최악의 조건에서도 실력을 쌓고 경력을 쌓으면 경력직으로 다른 회사에 좀 더 쉽게 이직하겠지? 라는 생각 하나였는데...


정작 4대보험이 안되니 다른 회사에서도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았고 회사에서 온갖 잡일을 많이 시키니 근무한 기간에 비해 포트폴리오도 많이 만들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회사에서 월급은 좀 밀려도 꼬박꼬박 주는 상황이니 그 회사 계속 다니면 안되냐? 라고 물어보시겠지만...


회사에서의 과도한 근무로 약 1달간 매일마다 야근, 주말근무를 밥먹듯이 했고 밤샘작업까지 몇번 하다보니 정신분열증이 재발할 조짐을 보여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되었는데


마지막 일한 것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까지 떼인 상태였습니다.




사회악적인 일을 하면서까지 저의 많은 것을 회사에 맞춰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자립이 안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니, 경제적 자립이란 단어를 쉽게 입에 올려선 안되겠구나, 저같이 장애 있는 사람은 진짜 열심히 노력해도 경제적 자립이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제가 노력해도 안되는 걸 남에게 이렇게 해라 라고 말하기에는 제 스스로가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또한 그동안 자립을 강조했던, 노력을 강조했던 것이 오히려 부끄러웠고 과거의 제 자신을 혐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업블로거였을 때도 블로거로써 최소한의 먹고살 돈마저 벌지 못해서,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자립을 이야기한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서 사회적경제 블로그를 그만두게 된 것인데


제가 회사다니면서 이런 상황이 닥치다 보니 더더욱 죄책감이 느껴져서 복귀를 못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공무원공부 하는 이유는 부모님의 권유도 있지만, 제 나름의 이유도 있습니다.


장애인이지만 사회악적인 일 안하고 떳떳하게 돈벌고 싶습니다.


공무원은 시민의 요구를 들어주는 일이고, 물론 공직에 있으면서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례도 있지만 9급 공무원, 실무자인 상황에서 대놓고 사회악적인 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리라 보기 때문입니다.


9급 공무원이 하는 일은 제가 일했던 업계에 비유하면 장애인 웹 접근성 문제랑 비슷한 종류의 일을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일을 안하면 사회악이 되는 거고 하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그 일을 안하는 것보다 잘못하기가 더 어려운 그런 실무적인 일...




지금은 장애등록을 했기 때문에 공무원시험에 계속 떨어져서 공무원 되기를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더라도 홈페이지 만드는 일은 다시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공무원시험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지요.


공무원합격 실패해서 다른 일 하게 되면 정말 더 구질구질하고 사회악적인 일 하면서 최저임금도 못받고 일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통계청에 의하면 정신장애인의 평균 임금은 가장 최근에 집계된 게 56만원입니다.



그러니 공무원이 아닌 다른 직업으로 다시 재취업한다면 이정도 돈 받고 일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정말 공무원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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